한의원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다보니 자주 보게 되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비용 줄이기 입니다 근 몇년간의 급작스런 인건비 상승은 엄청나게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건 저한테도 엄청 충격적인 이벤트였습니다.(저는 이 과정을 겪으면서 가급적 고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업무자동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원장님이 적어주신 글인데요.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인용해봅니다. 올해부터 개원이 빡세진 이유 위 글에서 잘 묘사했듯 동네한의원 모델에서 자보 모델이 폐기 수순에 들어가고비급여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급작스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한계치에 다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극단적인 형태가 1인한의원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다른 하나는 오늘 더 자세히 이야기할 객단 높이기 입니다. 초진 유입을 일거에 확보하기 어려우니객단을 높여서 최소한의 매출 저지선을 지키려는 시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객단을 높여야 하는지, 얼마나 높여야 하는지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이로 인한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고민인 것이죠. 제일 많이 신경쓰이는게 막상 가격을 올리면기존 고객의 이탈이 발생하지 않을지이탈한다면 얼마나 이탈할지에 대한 부분일 겁니다. 객단을 올려도 고객이 너무 많이 이탈한다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겠죠.
그래서 객단과 같이 고려하는게 고객생애가치 라는 개념인데요. 고객의 재방문, 재구매율을 반영해서 한명의 고객이 얼마의 매출에 기여하는지를 말합니다. 초진이 오게 되면 이 환자가 한번만 진료 받고 갈수도 있지만지속적으로 재내원해서 꾸준히 치료를 받기도 하죠. 고객의 재내원횟수에 따라 매출 기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개념인데요. 똑같은 초진유입수라도 내원율과 객단에 따라서 일으킬 수 있는 매출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수치화하려는 시도인 것이죠. 공식을 보면 알 수 있듯, 고객생애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객단(평균구매금액)을 높이거나, 재방문율을 높이면 됩니다. 문제는 객단을 높일때 재방문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가격을 높이면 재진율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재방문률과 재방문횟수 재방문율은 내원한 환자가 그 다음에 내원할 확률을 의미합니다. 재방문율의 정확한 값을 우리 차트 프로그램에서 도출해내기는 어렵다보니 재진횟수를 기준으로 보는 게 조금 더 나아보입니다. 재진횟수는 조금 더 직감적으로 체감하는 수치이기 때문이죠. 흔히 자보 환자가 몇번 정도 방문하고 합의를 보더라, 혹은 초진 통증 환자가 몇번 정도 내원하더라 하는 숫자니까요.
예전에 배웠던 수학을 다시 끄집어내서 식을 구해보면 다음과 같고요. 그래프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챗GPT가 그려줬습니다) 대략 재진율을 90%로 잡으면 10번 정도 내원을 하는거고80%면 5회 50%면 2회 방문 정도네요. 우리 한의원에 온 초진 환자가 대략 5~6회 이상 내원한다고 하면 일단 재방문율 기준으로 80% 이상이라고 보면 될거 같습니다. 재방문횟수를 기준으로 하면 고객생애가치는 조금 더 심플한 방식으로 산출해볼 수있습니다. 객단 곱하기 재방문횟수로 초진 고객 한명 유입에 대한 매출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객단과 재방문횟수는 진료과목이나, 연령대, 입지 등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하나로 퉁쳐서 값을 내기보다는 세부 진료과목에 따라 나눠서 체크하는 게 나을거 같습니다. 그러면 가격인상에 따른 재방문율 변화 어떨까요? 가격인상과 재방문율 챗GPT에게 모델링을 해보라고 하니 가격을 두배(100%) 인상하면 재방문율이 10%에 수렴을 하고세배(200%)로 올리면 0%에 수렴하는 모델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때, 가격인상전 재방문율에 따라서 재방문율 감소 곡선이 달라지는데요. 즉, 재방문율이 높을수록 가격 인상에 따라 재방문율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죠.모르긴 몰라도 매일매일 도장찍듯이 오시는 분들이 가격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을 듯 합니다.
반대로 이미 재방문율이 낮다면 가격인상에 대한 변화가 둔한 편입니다.신도시 한의원은 어차피 재진율이 떨어지니 객단을 높게 받는다는 이야기와 닿아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재방문율이 80% 라면 재진횟수는 약 5회, 재방문율이 50%면 재진횟수는 2회 정도니까그 기준으로 보면 대략 40% 내외의 가격인상을 하면 재진횟수도 5 → 2 정도의 변화를 보인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물론 이 모델링은 매우 거친 시뮬레이션입니다. 다른 요소는 그대로 둔 상태가 전제가 된 것인데요.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고객의 효용감과 만족도 등을 모두 그대로 둔 상태에서가격만 인상했을때의 대략적인 양상이라고 봐야 할겁니다. 한의원 비지니스의 특수성 여기에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게 있습니다.바로 한의원 비지니스의 특수성인데요. 한의원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는 위 글에서 언급했듯이 한의원은 제삼자가 비용을 지불하기에 우리가 얻게 되는 매출과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이 다릅니다. 건보나 자보, 실손 등 제3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비지니스모델인거죠. 때문에 우리가 의도한 가격의 인상폭과 고객의 체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객은 본인이 지불하는 비용을 기준으로 효용감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의원에서 1~2천원을 지불하고 있다면 그 정도 비용대비 효용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퀄리티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만 오를 경우에는 가격저항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한 경우에 더욱 그렇겠죠) 더욱이 저가 위주에서는 ‘그 가격에 그 효용’을 필요로 하는 타겟일 가능성이 높기에우리 입장에서는 고작 몇백원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가격인상의 퍼센티지 측면에서도 저가에서의 인상폭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해서 동일한 진료모델 안에서의 약간의 가격인상을 하는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저가시장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실효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보는데요. 재진횟수가 급감하면 객단이 올라가도 고객생애가치 측면에서 쌤쌤 혹은 손해일수 있고대개 저가 시장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재진율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가격 인상을 하게 되면 아마도 기존 고객의 상당수가 이탈하고 새로운 고객풀로 물갈이가 될 뿐일겁니다. 반대로 객단을 높이는 모델, 가령 실비나 자보 모델들이 좋은 비지니스모델이었던 이유도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우리가 얻게 되는 객단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은 최소화 되기때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변동없이 실질 객단을 증가시키는 매우 이상적인 상황의 모델인 것이죠.괜히 실손 실손 하는게 아닌 이유겠죠.
그렇다면 객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몇가지 방편이 있을거 같습니다. 1. 새로운 초진에만 적용 노인침치료비 서서히 올려받은 업장 어느 원장님께서 위 글에서 경험을 잘 공유해주셨는데요. 일단 기존 재진보다는 초진을 기준으로 시도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존의 저가 고객풀에 새로운 고객풀을 추가하면서 점차적으로 한의원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방식 같고요. 이때는 기존 재진과 초진은 아예 다른 진료모델이라는 관점으로 보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2. 올리려면 차라리 화끈하게 가격을 올릴때는 단순히 가격만 올리는 것보다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방식을 함께 모색하는게 좋은데요. 가격을 올리되, 찔끔 올리는게 아니라 서비스프로덕트를 재편하고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퀄리티를 달리해서 인상된 가격 이상의 효용감과 만족감을 주는 것이죠. 비슷한 이야기를 어느 자영업자 유튜브에서 봤는데요.요식업에서도 5~10% 애매하게 올리는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인건비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그만큼만 올리면 얼마 뒤에 또다시 인상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거죠. 차라리 충분히 올리고, 거기에 사이드메뉴를 추가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기존 서비스 이상을 제공함으로써 만족감을 높이라는 것이죠.
이 방식은 저가 전략의 포기 선언같기도 한데요. 물가와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더이상 저가 모델만으로는 비지니스모델이 성립이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같아요. 1인 한의원의 형태도 그 고민의 연장성이라고 보고요. 다만 1인 한의원을 하더라도 어떻게 서비스 모델을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 마련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3. 새로운 진료모델을 추가하기 조금 더 전향적으로 보면새로운 진료 모델을 내 한의원에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즉, 지금의 진료모델과 별도로 새로운 진료 아이템을 준비해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높은 객단의 고객을 창출할수도 있다는 발상이 필요합니다. 기존 환자군 환자풀을 가지고 지지고 볶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고객군을 설정하고 해당 고객을 유입시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최근에 제가 봤던 인상적인 한의원 가운데 하나는 저희 스터디 참여하신 원장님이셨는데요. 매출의 절반정도는 급여 매출이고 그 중에서도 65세 이상 환자분들이 많았고, 나머지 절반의 매출은 다이어트 비급여에서 만드는 형태였습니다.어찌보면 이질적인 환자군 조합이죠.
하지만 프로덕트와 다이어트 고객 유입에 대한 채널만 해결된다면 안될 이유도 없다는 거죠. 아예 기존 고객과는 새로운 유형의 고객을 만들어보는겁니다. 이 고민 끝에는 그럼 그런 유형의 환자들을 어떻게 유치하느냐에 도달하게 되고요. 여기부터가 마케팅의 영역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좋아요 댓글 구독 부탁드립니다. 다른글 보기: 한의원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는 한의사 면허증으로 밥먹고 사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