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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실전노트

AI와 휴먼 코딩의 종말

2026년 2월 5일

바이브코딩으로 대부분의 코딩이 AI로 대체되던 시점이 작년이라면, 이제는 그 속도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오픈클로를 맥에 설치해 여러 기능을 테스트해보니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느껴집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이 더 이상 필수는 아닙니다만, 컴퓨터 자체의 작동 방식과 엔지니어링을 추상화 레이어별로 이해하는 공부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승준님이 페이스북에 공유하신 글들이 도움이 되는데, 특히 오픈클로 개발자 인터뷰(https://www.facebook.com/seungjoon.choi/posts/pfbid02tmgLP7P3CyMcdJeH9f5mjnXRWdaonevVnLp1DoyLLrD2uy3Xn28ckVtTjLx2Tom5l)와 몰트북 개발자 인터뷰(https://www.facebook.com/seungjoon.choi/posts/pfbid0np2ii8BcBqL4m6R8MWU1nd9WNJaV7T6kT3xy1nCbGqNF5QPCnQuw3emJyroindtRl)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픈클로 개발자의 말이 특히 와닿습니다. "이것들은 정말 만능이고, 무섭긴 하지만 정말 강력하다. Claude Code 같은 것들이 프로그래밍에만 좋은 게 아니에요. 어떤 문제든 정말 만능으로 해결한다"는 부분입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의 CLI 군단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에이전트는 CLI 호출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Google 전체에 접근하는 CLI를 만들 수 있었고, Google Places API도 통합했습니다. 밈과 GIF를 찾는 도구도 만들어서 밈으로 답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소리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로 음악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보기도 했고, 음식 배달 앱을 해킹해서 남은 음식 양을 확인하는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Eight Sleep API를 역공학해서 침대 온도를 실제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예술적이고 흥미로운 실험이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20년간 iOS와 macOS 생태계에서 전문가였던 그가, 다른 기술로 옮길 때 겪은 변화입니다. 처음엔 애플의 통제에서 벗어나 웹앱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라우저 기반이면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스택으로의 전환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습니다. JavaScript에서 TypeScript로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한 분야에서 정말 잘하다가 다른 기술로 옮기면 정말 고통을 겪습니다. "prop이 뭐지?" "배열은 어떻게 나누지?" 같은 기본 질문들에 자꾸 막힙니다. 개념은 이해하지만 구체적인 문법을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Objective-C와 Swift에서 JavaScript로 옮겼을 때도 그랬다고 합니다. 다시 바보가 된 기분이 들 정도로 느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AI를 쓰니 그 모든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시스템 레벨의 사고만 남게 됐는데, 이게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이었던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구조화할지, 어떤 의존성 위에 만들지 같은 엔지니어링적 사고가 한 도메인에서 다른 도메인으로 쉽게 옮겨질 수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갑자기 뭐든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슈퍼파워를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자신의 엔지니어링 사고가 진정한 자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경험이 저도 Claude Code를 쓰면서 느낀 핵심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코딩을 배우는 게 아니라, 컴퓨터를 저수준의 추상화 레이어에서부터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해커에게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AI에 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기보다는 언어가 작동하는 방식, 데이터의 추상적 흐름, 그리고 무엇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관리하며 확장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개발자들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쌓아온 이러한 지식은 궁극적으로는 일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법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클로드가 Opus 4.6을 내놓았고 오픈AI는 새로운 모델을 공개하면서 기술이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컴공 전공의 미래가 불확실해 보이지만, 컴퓨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는 여전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이 아닌 엔지니어링적 사고를 갖춘다면, AI 시대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